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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발심으로 돌아간다는 것
한무룡 컬럼위원 기자   입력 2025.10.10 pm02:55   기사승인 2025.10.11 pm07:05 인쇄
▲ 한무룡 컬럼위원 ©시사강원신문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으로 추대된 성파 스님은 조계사에서 열린 추대 법회에서 “과거를 다 잊고 초발심으로 돌아가자”고 말했다. 준비된 법문을 내려놓고 즉석에서 전한 이 한마디는 짧고 쉬운 말이었지만, 그 안에 담긴 뜻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쉬운 말이 오히려 더 어렵게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이날 법회에는 일반 신도뿐 아니라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도 참석했다. 성파 스님은 그 누구보다도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메시지를 전하고자 고민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의 법문은 참석자들의 웃음과 박수를 이끌어냈고, 종정 추대 법회에서 보기 드문 즉석 법어로 회자되었다. 그러나 그 말의 무게를 진지하게 받아들인 이는 얼마나 될까.

‘초발심으로 돌아가자’는 말은 언뜻 단순해 보인다. 하지만 그 의미는 깊고 무겁다. 지금의 나를 모두 내려놓고, 처음 마음먹었던 그 자리로 돌아가라는 말이다. 나이 들며 쌓은 경험, 지식, 성취를 모두 비우고 다시 시작하라는 말은 결코 쉽지 않다. 누구나 과거의 경력에 기대어 오늘을 편히 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진정한 초발심은 그 안락함을 내려놓고 다시 처음처럼 정진하는 데 있다.

이날 법문을 들은 정치인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다짐이 있었을지 모르지만, 이후 정치 개혁의 실천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성파 스님이 어려운 말로 법문을 했다면, “몰라서 못 했다”는 핑계라도 댈 수 있었을 것이다.

인성을 기르고 마음을 닦는 일도 같다. 말로는 쉽지만 실천은 어렵다.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단편영화 <KAVI>는 이를 잘 보여준다. 인도의 한 소년이 자유를 갈망하며 자신의 삶을 바꾸려는 과정을 담은 이 영화는, 초발심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처음의 마음, 순수한 의지, 그리고 그것을 지키기 위한 실천. 그것이야말로 지금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자세가 아닐까.

인성교육에 좋은 영화 리뷰 제목 : KAVI (19분 11초) https://youtu.be/62qLt6X1AK0?si=ifPzZ_7N5cik2R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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