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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배소송 항소심, 공단 또 패소
    김승배 객원 컬럼위원 기자   입력 2026.01.16 pm04:46   기사승인 2026.01.19 am12:00 인쇄
    ▲ 김승배 객원 컬럼위원 ©시사강원신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또다시 패소했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15일 KT&G,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를 상대로 한 공단의 청구를 기각하며, 흡연 피해와 제조사 책임을 둘러싼 법적 공방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번 소송은 폐암 등 중증질환 치료비가 건강보험 재정을 통해 국민 전체에 전가되는 구조에 대해, 그 책임을 흡연 유발자인 담배회사에 묻고자 한 공익소송이었다. 공단은 흡연과 질병 간 인과관계, 담배의 중독성과 위해성, 제조사의 정보 제공 책임 등을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항소심은 장기간 고도 흡연과 폐암·후두암 발병의 관련성을 ‘고려 요소’로 명시하며, 1심보다 진일보한 판단을 내렸다. 이는 향후 흡연 피해에 대한 사법적 판단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공단은 판결을 존중하면서도 “1960~70년대 흡연 시작 당시 국민이 담배의 중독성과 위해성을 충분히 인식했다고 보는 것은 현실과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공중보건국이 흡연을 니코틴 중독으로 규정한 것은 1988년 이후였으며, 그 전까지는 일반 국민이 흡연의 위험성을 충분히 알기 어려웠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판결은 해외 주요 국가의 사례와 비교할 때 여전히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미국은 1998년 주정부와 담배회사 간 대규모 합의(MSA)를 통해 흡연 피해 책임을 제도적으로 정리했고, 캐나다 역시 공공보험 재정을 근거로 한 소송에서 담배회사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과 전국적 합의를 이끌어냈다. 영국과 몰디브 등은 차세대 흡연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규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을 두고 “사법적 경로만으로 흡연 피해의 사회적 비용을 회수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개별 환자의 발병 원인과 제조사 책임을 직접 입증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난이도가 높기 때문에, 해외처럼 특별법 제정이나 국가–업계 간 합의 등 제도적 해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공단은 이번 판결의 취지를 면밀히 분석해 상고를 검토하고, 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당사국으로서 국민 건강 보호를 위한 국제적 책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건강보험 보험자로서 흡연 피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제도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논의를 촉진하고, 금연 정책·광고 규제·세제 강화 등 정책적 대응을 병행해 나갈 계획이다.

    결국 이번 패소는 단순히 소송비용을 축낸 결과로만 볼 수는 없다. 공단이 보험자로서 사회적 비용 문제를 공론화하고, 정책·입법 논의를 견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향후 성과는 상고를 통한 판례 변화보다, 제도적 설계와 정책적 대응에서 나올 것이라는 점이 분명해졌다. 공익소송의 한계를 넘어서는 구조적 해법이 필요한 시점이다.

    sisag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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