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직자 재산 공개, 투명성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시사강원 기자
입력 2026.05.16 am10:21 기사승인 2026.05.18 am12:00
지방선거와 각종 공직 선거가 치러질 때마다 후보자들의 재산 공개는 늘 사회적 관심을 끈다. 이번 선거에서도 상당수 후보가 10억 원 이상의 고액 자산을 신고했으며, 일부는 수백억 원대 자산가로 확인되었다. 문제는 단순히 재산 규모가 아니라 그 형성과정의 투명성이다. 사업체 운영 경험이나 부모 상속재산이 없음에도 고액 자산을 보유한 후보들이 적지 않다는 점은 유권자들에게 의문을 던진다.
현행 제도는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고위공직자와 후보자가 매년 본인과 가족의 재산을 등록·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은 기본적으로 자진 신고에 의존한다. 선관위는 형식적 검증만 수행할 뿐, 국세청이나 금융당국과의 교차 검증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후보자가 신고한 재산이 급여, 투자, 상속, 증여 중 어떤 경로로 형성되었는지 유권자가 명확히 알기 어렵다.
단체장 급여는 연 8천만~1억 원 수준이다. 장기간 재직하며 생활비를 절약하면 수억 원대 자산은 가능하겠지만, 10억 이상을 순수하게 월급만으로 모으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렇다면 부동산 투자, 금융자산 증식, 배우자 재산 합산, 퇴직 후 강연·저술 활동 등이 주요 원천일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이러한 과정이 합법적인지, 혹은 특혜성 거래나 불법적 자금 유입이 있었는지를 유권자가 확인할 방법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첫째, 세무당국 검증 의무화가 요구된다. 후보자의 재산 신고 시 국세청이 소득·세금 기록과 대조하여 합법적 형성 여부를 확인하도록 법률로 규정해야 한다. 둘째, 재산 형성과정 공개를 강화해야 한다. 단순 금액 공개가 아니라 상속·증여·투자·급여 등 자산 증식 경로를 명시하도록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 셋째, 이해충돌 방지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 부동산 투기, 특혜성 금융거래 여부를 감사원·금융감독원과 연계해 검증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허위 신고나 불법 재산 형성이 적발될 경우 후보 자격 제한이나 형사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정당 역시 공천 단계에서 후보자의 윤리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 선관위는 전과와 재산 공개를 보다 투명하게 관리하고, 시민사회는 감시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유권자의 선택이다. 후보자의 공약뿐 아니라 그 사람의 과거와 책임의식을 함께 살펴야 한다. 지방선거는 단순한 인기투표가 아니라 공동체의 미래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공직자의 재산은 단순한 개인의 경제적 성취가 아니라 사회적 신뢰와 직결된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재산 공개 제도의 허점을 보완하고,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법적 장치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유권자의 냉철한 판단과 제도적 개선이 함께 이루어질 때, 지방정치는 비로소 건강한 민주주의의 토대 위에 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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